이파리노트

어느 디자이너의 일상과 생각

코로나가 바꾼 일상

작성
2020-06-08
수정
2020-06-08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삶의 많은 부분이 조심스러워지고 불편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가치를 몇 가지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가족

첫째는 가족과 자주 연락하게 된 것. 예전에는 밖에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바빴다. 사람들과 만나서 놀고 마시고 하다보면 어느샌가 가족은 뒷전이 되었다. 가족은 가깝기에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만나지는 못해도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야기가 고팠던 어느 날, 연락처를 보다가 문득 언제든 전화해도 괜찮은 사람은 가족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예전에는 1주일에 주말 하루 정도만 부모님과 통화했다. 요즘은 생각나면 수시로 전화를 한다. 내가 먼저 할 때도 있고, 부모님이 먼저 하실 때도 있다. 일상의 시시콜콜한 부분도 이야기하며 웃다 보면 왜 진작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야외

둘째는 야외의 탁 트인 공간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집 근처에 공원이 많이 있지만 잘 찾아가지 않았다. 먼 산이나 바다에서 하는 캠핑과 달리 집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시시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가 오며 나와 자연 사이에는 언제나 마스크 한 겹이 가로막게 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시원한 공기가 아닌 필터를 거친 답답한 공기가 기본이 된 일상. 한적한 공원의 푸른 나무들 사이에서 마스크를 벗으면 해방감이 느껴진다.

오늘은

오늘은 맥주 한 캔 들고 공원에 나갔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푸른색으로 가득한 풍경과, 그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파란 하늘과, 귀를 가득 메우는 새소리를 들으며 한가하게 시간을 보냈다.

삶에 대해 쓸데없는 고민과 생각을 하기도 하고, 부모님에게 전화하여 안부를 묻기도 하고, 아빠 이야기를 하며 엄마와 깔깔 웃기도 하고. 예전과 다른 주말을 보냈다.

언젠가 코로나의 시대가 종식될 것이다. 그 날이 오더라도 코로나로 되찾게 된 가치와 새로운 일상을 잃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