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리노트

어느 디자이너의 일상과 생각

할머니를 보내며

작성
2020-05-20
수정
2020-05-20

할머니께서 지난 5월 17일 별세하셨습니다.

그 날은 주말이었지만 이른 시각에 걸려오는 전화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할머니께서 새벽에 돌아가셨으니 장례식장으로 오라는 엄마의 전화였습니다. 연세가 있기는 하셔도 큰 지병이 있으신 것은 아니었기에 갑작스러웠습니다. 혹시 꿈인가 싶어 엄마에게 전화를 다시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삶에 치여 사시던 친척들이 거의 20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삼촌과 고모는 기억보다 머리가 하얗게 세셨고, 꼬마일 때 놀아주었던 사촌들은 성인이 되어있었습니다. 가족을 한데 모은 것이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겨주신 선물인 듯 싶었습니다.

모두가 호상이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떠나시며 느끼셨을 외로움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코로나 때문에 설 이후 면회가 금지되어 죽 혼자 계셔야했기 때문입니다. 가까이 있지만 좀 더 뵙지 못하였기에 더 슬펐습니다.

발인일 저녁부터 내리던 비는 아침에 더 굵게 내렸습니다. 평생 고생하신 한을 빗물에 씻으시고 먼 곳에서 부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