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ong

Written by a cat

생일 전날 저녁,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일 날 까지 평소처럼 집 회사를 반복하기 싫다고. 그래서 바로 한적한 섬으로 가서 쉬고 오기로 했다.

당장 떠나기에는 가까운 서해안 섬이 좋을 것 같았다. 어떤 섬에 갈까 찾아보다가 굴업도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CJ가 섬을 사들여 골프장과 리조트로 개발하려 했으나, 섬의 환경적 가치 때문에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여 막았다고. 그러나 다시 개발이 진행되면 다시는 그 환경을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말에 나는 목적지를 그곳으로 정하였다.

여행 계획

굴업도는 인천에서 출발하여 덕적도를 거쳐 도착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보통 덕적도와 묶어서 여행을 다녀오는 듯 했다.

마침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 여행 코스가 잘 정리되어있어서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지도

  • 첫째날: 인천 연안부두 → 덕적도 → 굴업도 선착장 → 목기미해변 → 코끼리바위 → 해안사구 → 연평산 → 마을 민박
  • 둘째날: 개머리능선 → 굴업도해변 → 토끼섬 → 굴업도 선착장 → 덕적도 서포리 해변 → 서포리 삼림욕장 → 서포리 민박
  • 셋째날: 비조봉 등반 → 밧지름 해변 → 덕적도 선착장 → 진리 해변 산책로 → 인천 연안부두

인천으로

덕적도로 향하는 배편은 아침 9시에 있었다. 해당 시간에 도착할 방법이 없기에 미리 인천으로 출발해야 했다. 찜질방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에 바로 배를 타는 것으로.

8806번 버스를 타고 인천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버스에 번호가 적혀있지 않아서 찾느라 애먹었다. 이어서 인천 시내버스 13번을 타고 찜질방을 향해 출발했다. 심심해서 위키를 찾아봤는데 노선이 과거 100km에 달하는 초장거리 시내 버스라고 했다.

버스에서 내려 인천항 근처에서 시설이 가장 좋다는 인스파월드라는 곳을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한참 헤매고 보니 유치권 행사라느니 하면서 문을 닫은 것.

어둑한 곳에서 겨우겨우 정류장을 찾아 버스에 탔다. 버스가 금방 와서 다행이었지만, 찾아본 다른 찜질방도 유치권 행사라면서 문을 닫은 상태였다.

시작부터 단단히 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최근의 글들을 찾아본 건데 두 곳 다 문을 닫은 상태라니. 현지 분들에게 묻는 게 낫겠다 싶어 맞은 편에 있는 파출소에 찾아갔다. 10분 쯤 걸으면 찜질방이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런데 가는 길에 있는 여관을 보자, 문득 여관에 대한 호기심과 귀찮음 그리고 폰충전이 필요하여 여관에 들어가보았다. 벨을 누르니 할머니 한 분이 어둠 속에서 일어나셨다.

숙박비는 2만원. 시설은 엄청나게 허름했다. 방에선 냄새가 났고, 물은 재활용 페트병에 담겨있었고, 이불에는 이상한 먼지가 가득했다. 여관에는 다신 오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