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ong

Written by a cat

비조봉

7시에 일어나 빈둥대다가 인스턴트 떡국을 아침으로 먹었다. 한껏 느긋하게 아침을 보내고 9시쯤 비조봉으로 츌발했다. 나는 산에 별 흥미가 없다. 그렇지만 다 오르면 날 좋은 날엔 인근 섬이 모두 보인다는 이야기를 어제 저녁에 들어 안 가볼 수가 없었다. 두 시간이면 왕복 된다지만 길이 쉽진 않다고 하셨다.

아침햇살

길치답게 비조봉 입구를 헤맸다.

비조봉 입구

등산로 입구

키가 엄청나게 큰 소나무들이 자연을 말해준다.

키 큰 소나무

길은 듣던대로 험한 편이었다. 이렇게 잘 되어있는 길도 있지만, 잘못 디디면 구른다거나 밧줄 잡고 올라가야하는 구간도 있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다른 사람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는 것. 초입에서 엉덩이 까고 볼 일 보는 사람 한 명 본 것 외에는 누구도 보지 못했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조심조심 걸었다.

등산로

꽤 오르고 나니 이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다를 보자 힘이 났다.

등산 중 본 바다

바다를 감상하면서 쉴 수 있는 곳에 벤치가 놓여있었다.

벤치

마침내 비조봉 정자에 도착했다. 딱 40분 걸렸다.

비조봉 정자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섬들과 그 이름을 적어놓은 조망 안내도.

조망 안내도

오늘은 안개가 껴있어 먹도,

먹도

선갑도, 문갑도 정도만 볼 수 있었다.

선갑도와 문갑도

이 곳에서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내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큰 벌들이 자꾸 귓가에서 윙윙거려 도저히 맘 놓고 쉴 수가 없었다. 어딘가에 벌집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쫓겨나듯 다시 내려가야했다.

멀리 보이는 마을

올라올 때도 느낀 이상함.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에 길이 없다는 것이다. 한참을 둘러보다가 저 바위를 타고 넘어가는 게 등산로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혼자 다니면서 다치면 어쩌나 걱정했던 주제에 갑자기 모험심이 샘솟아 저 길로 가보기로 했다. 어떤 안전장치도 없기에 바위에 엎드려서 옆으로 찔끔찔끔 가야했다.

이정표

암석지인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코스.

험한 길

바위를 넘는 건 애교 수준이지만, 신발이 미끌미끌해서 힘들었다.

바위

밧줄 타고 내려갸아할 일이 많다. 장갑이 없어서 힘들기도 했고, 귓가에서 벌레가 앵앵거려서 괴롭기도 했다.

밧줄

밧줄

바윗길

마을 풍경

힘든 구간에서는 사진 찍을 상황이 못되어 중간중간 쉬운 구간이 나올 때 사진을 찍는다.

잠시 쉬운 길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도 하고.

지나온 길

너무 힘들어 벤치에 앉아 쉬기도 했다.

벤치

30분쯤 걷자 암벽지대가 끝났고, 그 때부터 마음이 좀 놓였다. 그래도 하산할 때 사고가 더 많다는 이야기가 있어 조심조심 내려왔다. 소나무가 보이자 드디어 다 내려왔구나 싶어 너무나 반가웠다.

반가운 소나무숲

하산에는 1시간이 걸렸다. 등산과 20분 차이 밖에 나지 않지만,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커서 힘들게 느껴졌다. 장갑이나 신발이라도 제대로 챙겼으면 훨씬 나았을텐데. 그래도 마음은 뿌듯했다.

하산 완료

소나무숲 너머로 사람의 실루엣이 보이길래 숲을 가로지르니 산책로가 있었다.

소나무숲 산책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펜션으로 돌아갔다.

해변

펜션에 도착하자 밥먹기도 귀찮아서 그냥 씻고 빈둥대었다. 1시에 펜션을 떠나 선착장으로 향했다. 아저씨와 악수를 나누고 작별하였다.

배 기다리는 동안 커피가 땡겼다. 레쓰비를 사는데 동테 편의점 보다 쌌다. 섬 물가가 비쌀 줄 알았지만 도시의 가게세만하진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정박한 배가 있어서 보니 내가 탈 코리아나호였다. 여유 시간이 더 있었지만 바다가 보이는 자리를 잡기 위해 30분 미리 탑승했다. 그렇지만 올 때 탔던 스마트호와 달리 밖에서 바다를 볼 장소가 없어서 아쉬웠다.

덕적도 출발

인천대교를 보며 이번 여행은 이제 완전히 끝이구나 생각했다.

여행의 마무리는 언제나 당연한 일상에 대한 감사로 마친다. 집에서 따뜻한 물로 씻고, 시원한 캔맥주를 마시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인천대교